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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 우리안의 대운하

2008/05/28 15:36
아이들이 분노하는 0교시 문제니 고교 서열화니 학교 자율화니 하는 문제들을 보자. 그 문제들은 이명박 씨가 시작한 게 아니다. 민주화 이후 좀 더 직접적으로는 IMF 사태 이후 한국 사회가 급격하게 신자유주의적 체제로 돌입하면서 시작한 것이다. 말하자면 그 문제들은 김대중, 노무현정권에서 이미 기초를 쌓았고 이명박 정권에서 '노골화'했을 뿐이다. 그러니 그 노골화한 부분을 떼어내 반대하는 것으로 이명박 씨의 교육 정책을 반대한다고 말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노골적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가치관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오늘 좋든 싫든 제 아이를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키우는 대열에 참여시키고 있다면 '이명박의 노골성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명박 지지자'일 뿐이다.
프레시안, 김규항 칼럼 <우리안의 대운하> 중 발췌



김규항이 프레시안에 격주에 한번씩 칼럼을 싣는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그 첫번째 글이 올라왔다. (어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기도 하다.) 김규항에게 문제는 역시 교육이다. 현재 어린이 교육잡지인 '고래가 그랬어'의 발행인 이기도 한 그는 우리의 미래가 아이들에게 달려있다는 당연하고 명백한 사실을 주지하고 있다.

그의 글은 아프다. 나도 알고 있지만 스스로도 선뜻 바꾸려 하지 않는 내 자신의 치부를 끝내 들춰내고 후벼파며 아프게 한다. 나는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내안의 대운하를 그에게 들킨 마냥 쓰린 속을 참을 수가 없다.

대놓고 신자유주의를 찬양하는 노골적 이명박 지지자 뿐만이 아니라, 지금 심정적으로 이명박을 증오하는 이들이, 노무현에게 삿대질을 퍼붓고 우리를 둘러싼 그 모든 파괴적인 가치관에 회의를 가지는 사람들 역시 스스로의 안에 대운하를 건설중인 이명박 지지자는 아닌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386들은 경제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동참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보다 윗세대인 내 아버지 세대들이 KTX여승무원들과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면서 '쟤네들은 돈도 안나오는걸 왜 몇달, 몇년씩 하고 있는거야. 어디 돈나올 구석이 있는가보지'라고 뱉는 말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돈이라는 천박한 가치 때문에 정말 점점 더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우리가 무섭다. 우리를 변종시킨 포름 알데히드가 언제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할까. 우리의 아이들이 주역이 되는 세상은 달라질까? 내 아이에게는 '고래가 그랬어' 정기구독을 시켜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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