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A l'interieur, 2007)

영화 | 2008/06/05 08:49

시작은 마치 스릴러 특유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현재인지, 회상인지 모를 모호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전개와 음산한 분위기로 앞으로 전개될 충격적 영상들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들은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도통 사연을 알 수 없는 입장에선 답답하면서 긴장되고, "왜?" 라는 의문부호를 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주인공의 처지가 처연하기까지 하다.

산모의 고통은 이 끔찍한 영상들처럼 웬만한 마음가짐이 아니고선 감내하기 힘들다. 어쩌면 일련의 흐름은 그 고통의 간접 체험일 수도 있다. 고통의 이유와 근원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잠시의 안도는 그저 사치에 불과하며 금세 공포와 아픔과 슬픔이 수반되어 돌아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이러한 사실적 묘사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특유의 긴장과 공포감은 변변치 못한 인물 설정과 모호한 액션들로 리얼리티를 보장받지 못한다. 아이잃은 슬픔을 분노로 승화한 이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마치 슬래셔 무비를 연상시키는 듯한 사이코적 행동과 살인 본능은 의아하며, 나머지 등장 인물들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 역시 너무나 공손하다. 어쨌든 그녀를 경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수작이 될 수 있었던 이 영화가 범작이 된 이유는 딱 한장면에서의 실수이다. 이 한장면이 영화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든다. 마치 '내가 원하는 전개는 이런게 아냐'라고 작가가 항변하듯 작위적 액션으로 황당함을 가져온다.

살짝 김빠지는 때이른 고백 역시 약간 늦춰졌어도 좋을 뻔했다. 물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며 흐름이지만, 더 극대화된 긴장 속에서 주인공 스스로가 깨우쳤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지막지하게 가위를 휘둘러대던 그녀의 고해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이런 류의 난잡하고 질펀한 영화가 좋다. 어설픈 호러를 가장한 영상과 사운드의 깜짝 쑈는 이미 신물이 나있기 때문이다. 화면 가득 난자한 혈흔과 툭툭 떨어져나가는 살점들은 그저 반갑기만 하다. 극도의 공포감과 찾아드는 고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노약자와 임산부에겐 비추.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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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영경 | 2008/06/07 15: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ㄷㄷㄷ 전 노약자나 마찬가지인 심성을 가지고 있기에...ㅋㅋㅋ

    • BlogIcon w0rm9 | 2008/06/08 09:08 | PERMALINK | EDIT/DEL

      쏘우도 버겁다면 이 영화는 피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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