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 Swoon - Tom Kalin

Cine&Telly | 2008/07/30 12:41 | tatsumi
Swoon : 졸도
Tom Kalin - 톰 칼린
1992

설정의 괴이쩍음 :
B급의 저주로움  :
작가가 이미막장 : ★
총제적 괴작정도 :





무수한 퀴어 무비가 괴작임은 부정할 수 없다.
(무수한 퀴어 무비 감독들이 괴작 전문 감독이니까;)

하지만 정말이지, 'Swoon'을 초월할 제대로 괴작은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것이 예전부터의 생각. 시놉만 봐도 두렵기 짝이 없는 굇상한 퀴어 무비의 홍수 가운데에서도 'Swoon'은 단연 독보적이다.

트루 크라임 스토리, 게이 로맨스, 1920년대 미국 유태계 상류층, 감옥에서의 순애, 흑백 필름.
(왠지 게이 리스펙트를 발휘하여 보라색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아;ㅁ;)

진짜 늘어놓고 보고만 있어도 두근두근할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가진 코드가 전부 들어가 있다. 게다가 정말 수작에 정말 마이너. 덧붙여서 킹 오브 더 신파. 이 정도면 끝.

그럼, 한쿡에도 번안 뮤지컬이 들어온 듯한 'Thrill me'를 본 사람이라면,
알프레드 히치콕의 수상한 영화 '로프'를 본 사람이라면,
하등 필요 없을 내용 서머리.

부유한 유태계 미국인 소사이어티의 일원으로, 미래가 보장된 두 청년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처드 로엡은 - 너무 미래의 보장이 잘 되어 있는 바람에 - 삶에 회의를 느끼고, 동기부여를 위해 니체 같은 걸 함께 읽고 소감을 나누는, 커플링을 나눠 낀 연인 사이.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사람을 죽이면 좀 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어 리처드의 동생 친구이자 같은 유태계 소사이어티의 일원인 바비 프랭크를 납치해서 죽인다.
그러나 하필이면 남의 거라고 우길 수도 없는 특별 주문품 안경 - 왜? 부유하니까 - 을 바비 프랭크를 묻고 돌아온 인근에 떨어트리고 네이슨. 치명적인 물증으로 지적되어, 두 친구는 법정에 선다. 원래라면 당연히 사형을 받아야 했으나 어찌어찌 - 실은 전설의 변호사 클라렌스 대로우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명변론을 남긴 덕택에 - 목숨은 부지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아 같은 감옥에 수감된다.
수감 생활 중 네이슨은 어느 날, 리처드가 감옥에서 다른 수감자에 의해 면도날에 난자되어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리처드의 시신이 누워 있는 침대로 향한다. 살해자는 리처드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는 중상을 하고 있었지만, 네이슨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 해도 그대로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진상을 밝히는 걸 포기한 네이슨. 그는 그때까지 신기하게도 빼앗기지 않았던, 커플링을, 리처드의 입속에 넣고 착잡한 표정으로 그의 감은 눈을 바라본다.
 

그 커플링의 정체란?


트루 크라임 스토리라는 것은 정말 좀 이상하다.
실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전제가 깔리는 것만으로, '실제 있었을 희생자'에 대한 떨떠름함과 '실제 있었을 살인자'에 대한 떨떠름함이 보는 내내 떠나지를 않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Swoon'은 트루 크라임 스토리긴 하지만, '조디악'이나 '웨인 게이시'라기보다는 '잭 더 리퍼'에 가까운 판타지로 점철되어 있으므로 그 점에 있어서는 조금도 불편하지 않게 두 사람의 권력 관계, 애증과 애정의 변화 양상에 집중할 수 있다.


Jewish-gay라는, 극강 마이너리티를 짊어진 데다. 집안이 너무 좋아 먹고 살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되고, 게다가 머리가 너무 좋아서 학업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전혀 없는 - 즉; 할 일 없는 - 두 남자가 조금씩 서로에게 공감하고, 마음을 열고, 나중에는 둘만 사는 세계가 지나치게 폐쇄된 나머지 순전히 자기들이 초인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를 죽인다.
내용이 이렇다 보니 당연히 영화에서의 감정 곡선은 아주 기복이 심하다. 활발한 타입인 리처드의 요구에 휘둘리는 피학 네이슨, 네이슨을 철저하게 복종시키려는 가학 리처드, 그러다가 갑자기 바가지를 긁기 시작하는 마누라 네이슨, 바가지에 당황하다가 자기가 이렇게 죽고 못 살았다니! 하고 자각하는 애아빠 리처드, 범행이 발각되어 서로에게 의지하는 두 사람, 그리고 감옥에 수감되어서도 마냥 애틋한 두 사람.

영화 전체에 이 감정 곡선이 아주 명료하고 정확하게 그려져 있어서, 트루 크라임 스토리라는 생각보다, 마이너 감독이 찍은 20년대 게이 로맨스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 아니; 적어도 저에겐요;


주인공이 게이에 유태인이라는 설정이 보여 주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진지한 환기,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폭력성에 대한 경종, 대중이라는 시스템 내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고뇌 등 말하자면 정말 진지한 이슈로 가득 찬 영화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흔히 품고 있는 '초월적인 사랑을 하는 게이들'이라는 판타지를 아주 우연히도; 적확하게 찌른 작품(첨언해서 어찌나 네이슨 역을 한 배우가 찌질하고 귀엽던지 한동안 이 배우 필모만 뒤지고 돌아다녔을 정도).

나 역시, '우연히' 데려온 DVD를 본 뒤, 완전히 낚여서; 돌기노프 원작의 쓰릴미 스크립트 및 오리지널 트랙, 일리노이 대학에서 나온;;;;;; 세기의 범죄 ' 레오폴드 앤 로엡' 편까지 지르게 되었다. 정말 지르게 하는 범죄다. 다른 의미의 범죄인 듯;;;;;

이게 원래 네이슨과 리처드(좀 델리킷해 보임;)




만든 게이 로맨스는 졸린 직장 여성을 구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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