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에 돌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냐~~~옹 냐~~~옹'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 지금 분명히 새끼 고양이가 우는 소린데..?'
다시 들어보니까 역시 새끼 고양이 목소리..
엄마를 찾고 있는 듯한 목소리가 분명히 들렸다.
그 자리에 멈춰서 가만히 소리를 집중해 보니까 바로 내 발 옆에 있었다.
'와~ 작다~ 엄마 어디갔니?'

나는 집에 가는 것도 잊고 멀리서 몇시간을 지켜봤지만 엄마는 오지 않았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도 '어~ 도둑고양이네~' 라고 말할뿐 10초이상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고~ 불쌍해ㅠㅠ'
다시 가까이가서 보니까 완전 인생을 포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의 주특기 고양이 목소리 발사~~~ '냐~~옹~~'
그 순간 내가 엄마고양이라고 생각했는지 아기고양이가 막 울면서 나에게 다가 왔다.
만질려고 하면 도망가고 내가 고양이 목소리 내면 다시 오고.....
'진짜 귀엽다... 안돼안돼! 데려갈수 없어!'
우리집에는 벌써 뮤가 있고 다른 고양이가 들어오면 뮤가 스트레스 받으니까 정들기 전에 냉정하게 집에 향했다.
시간을 보니까 벌써 저녁 8시정도였다. 헐~ 3시간 넘게 있었네~ 아이고 배고파ㅠㅠ

집으로 돌아가는데 발목에 아기고양이가 메달려 있는듯이 발걸음이 무거웠다.
죄책감, 미안함,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집에 와서 씻고 뮤를 보니까 진짜 여유로운 자세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인생을 포기한 표정이던 정자동 아기고양이와는 180도 다르네...
'그냥 둘 수 없다. 내가 아니면 아기고양이는 죽어. 그럼 내가 죽인거나 다름이 없어'
생명보다 중요한 건 이 세상에 없다고 뒤늦게 알게 된 나는 운동복을 입고 뮤에게 양해를 구하고 뮤밥을 몰래 챙겨서 다시 20분거리의 아기고양이에게로 향했다.

있을까? 없을까?
있으면 데려올까? 말까?
없으면 어떡하지? 내가 너무 늦었나..
마음이 급해진 나는 뛰기 시작했다.
도착해서 고양이 목소리를 내니까 다행하게도 나에게 울면서 다가왔다.

뮤밥을 주니까 울면서 맛있다고 '냐옹냠냠냠 냐옹냠냠냠' 소리를 내면서 먹었다.
5년전 뮤랑 똑같네ㅎㅎㅎ
아기고양이가 밥을 먹는 사이 나는 엄마고양이가 있는지 밭 주위를 돌아봤다.
버린게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두워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옥수수 사이로 하얗고 큰 물체가 '사샷~' 하고 지나갔다.
역시 엄마 고양이가 있었네ㅋㅋ  
사람냄새를 많이 묻히면 엄마고양이가 싫어할까봐 나는 멀리서 뮤밥을 먹고 있는 아기고양이에게 '잘있어~바이바이' 라고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역시 와보기를 잘했다. 아까보다 마음이 훨씬 가벼웠다.
죽지 말고 엄마고양이랑 재미있게 잘 살기를 마음속으로 바라고 또 바랬다.

다음날 새벽에 아침걷기 운동장소를 급변경해서 일부러 그쪽으로 갔다.
그 자리에 아기고양이가 없으면 좋겠다.
길옆에 위험한데 엄마고양이랑 멀리 갔어야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도착해보니까 아직도 그대로 그자리에서 힘없고 슬픈 얼굴로 있었다.
나랑 뮤가 편한 집에서 잘때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고양이가 깜깜한 곳에서 혼자 밤을 보냈다는 걸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막 났다ㅠㅠ
엄마고양이가 버린게 확실해보였다.
나는 울면서 집에 다시 와서 뮤밥을 훔쳐가지고 가서 아기고양이에게 줬다.
내가 밥을 아무리 많이 줘도 뼈만 남은 아기고양이는 살이 붙지 않는 것 같았다ㅠㅠ
이런 저런 생각하는 사이 밥을 다 먹은 아기고양이는 고맙다고 하는건지 내 몸에 비비면서 애교를 보여줬다.
'와~ 착하네~ 애교만점이고~'
몇년동안 뮤의 까칠함에 익숙해져 있었기때문에 나는 이 애교에 녹아버렸다ㅋㅋ

'아~ 맞다.. 물도 먹어야하는데...' 잊어버리고 있었네.
오늘 일기예보에 비가 엄청 온다고 했으니까 괜찮겠지?
오늘 일정따위는 잊어버리고 고양이바보인 나는 몇시간 동안 아기고양이랑 있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왔다.

아무리 봐도 비가 올 하늘이 아닌데...라고 걱정하면서 비를 기다렸지만 비가 오기는커녕 습도짱 찜통날씨가ㅋㅋㅋ 믿은 내가 바보다ㅠㅠ
나도 더워죽겠는데 아기고양이는 어떨까? 물도 못 먹을텐데...
오후1시에 나는 땀을 한바가지 흘리면서 다시 아기고양이가 있는 밭으로 향했다.
내가 잘못 생각했어.. 아침에 집에 데리고 갔어야했는데..
어떡해~ 제발 살아만 있어줘.. 언니가 나빴어.. 미안해..........ㅠㅠ

다음 글에서 아기고양이 이야기 2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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