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영웅본색 (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주에 재개봉한 '영웅본색'을 드림시네마에서 감상했다. 사실 다시 이 영화를 봤을 때 왠지 촌스럽고 오버스러운 장면들을 보고 나도 모르게 피식 하고 웃을 것 같은 기분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서 웃음보다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애수가 많이 느껴졌다.

지금도 멋있지만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쉬는 주윤발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초반 인트로 장면에서 위조 지폐로 불을 붙여 담배를 피는 멋드러진 장면부터 후반부에서 범죄자인 형을 애써 외면하는 아걸에게 화를 내는 마지막 모습까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주윤발의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또한 작고한 장국영이 연기한 아걸이 범죄자인 형에 대해 갈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며, 형사인 동생 앞에서 떳떳히 서지 못한 체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형 자호를 연기한 적룡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영웅본색'의 송자호의 모습은 마치 브라이언 드 팔마의 '칼리토'를 연상시킨다. 각 영화의 주인공들이 범죄에서 벗어나 새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지만 주변의 상황이 주인공을 범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 유사하다. 하지만 자신의 절친한 동료들의 배신으로 인해 몰락하는 칼리토와 달리 송자호는 자신의 과거가 미래의 삶을 구속하는 굴레로 작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범죄자라는 과거의 죄 때문에 자호의 동생인 아걸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승진에 제약을 받고, 형인 자호는 동생인 아걸에게 형제의 정보다는 범죄자로서의 의심을 받게 된다. 범죄자가 과거의 죄를 스스로 반성하려고 해도 법적, 사회적 구조의 제약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삶을 구현하지 못하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 모습은 지금 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영웅본색' 속의 갱스터 세계는 인간에 대한 의리와 애정이 없는 비열한 세계로 그려진다. 초반부에서 형님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던 아성이 시간이 흐른 후 조직의 보스로 승진하면서 자신의 형님이면서 스승이었던 소마에게 적선하듯이 돈을 뿌려대고, 출소한 자호가 위조 지폐 유통에 협조하지 않자 그의 절친한 동료이면서 동생이나 다름없는 소마를 잔인하게 두들겨 패고 자호의 직장을 훼방놓는 모습을 통해 갱스터들의 비열한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장 친한 친구도 배신하는 모습들을 그려내면서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보여주었던 브라이언 드 팔마나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영화들과는 달리 '영웅본색'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버릴 수 있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준다. 보트를 타고 도주할 순간 소마에게 먼저 가라고 말하면서 그를 보내주는 자호의 모습과 보트를 타고 도주하던 중 차마 자호를 버리지 못해 방향을 돌려 전장에 참여하는 소마의 모습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형제보다도 단단한 우정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수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이 영화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소마와 자호의 모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조건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ps. '영웅본색'을 다시 보니 이상하게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들이 많이 연상되었다. 예를 들면 총알이 없어 총을 쓰지 못하는 자호에게 '돈이 검은 색을 흰 색으로 바꾸어 놓지'라고 말하면서 복수를 하지 못하는 자호를 비웃는 아성의 모습은 '언터쳐블'에서 주인공이 차마 총을 쏘지 못하자 빈정거리는 남자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두 인물이 흰색 정장을 입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ps2. 드림시네마에 가 보니 저번에 개봉한 '미션'의 간판 옆에 화백이 손수 그린 '영웅본색'의 간판이 놓여 있었다. 옛 극장의 애수를 다시 살리는 느낌이 들어서 손수 그린 간판이 반가웠다. 그리고 매점에서 포스터를 500원에 팔고 있었는데, 꽤 저렴한 가격이어서 하나 구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엔딩 크레딧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라이트를 켜는 극장의 방침이 아쉬었다. 옛 영화팬들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극장의 라이트를 엔딩 크레딧 후에 켜주었으면 좋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3. 엔딩 크레딧 후 흘러나오는 장국영의 '당년정(當年情)'을 오랫만에 다시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직도 스크린에서 활동하는 두 배우와 달리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장국영을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다.

Comment 4 Trackback 0
  1. 얼가드너 2008/08/12 22:00 address edit & delete reply

    포스터를 판다니 구미가 당기는군요.. 기껏해야 엽서밖에 구하지 못했었는데요.. 그런데 저 포스터인가요? 왠지 저 포스터는 처음보는 듯한기분이..^^;;

    • BlogIcon 스노우맨 2008/08/13 00:44 address edit & delete

      포스터는 제가 블로그에 올린 이미지 그대로 입니다. 이번 재개봉에 맞춰 새로 제작한 포스터인 것 같네요.

  2. puzo 2008/08/13 14:36 address edit & delete reply

    적룡이 택시회사 사장인 견숙에게 핀잔을 듣는 것을 모멸감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견숙이 처음에 얘기한 것도 전과자는 갱생하기 힘이드니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각오를 다지게 하기 위한 농담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적룡은 좀 당황해 한 것이구요. 그리고 본래 택시회사 직원이 모두 전과자 아닙니까. ^^

    엔딩크레딧의 감동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하는 극장 측의 사소한 배려가 안타깝네요. 글 잘 봤습니다.

    • BlogIcon 스노우맨 2008/08/13 17:14 address edit & delete

      puzo 님 지적 감사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좀 곡해해서 글을 쓴 것 같네요. 괄호로 택시회사 사장의 농담임을 밝히기는 했는데 모멸감으로 갖다 붙이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여서 그 부분은 수정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영화가 끝나자 마자 바로 불이 올라오는 점은 아쉽더라구요. 드림시네마에서 옛 극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점은 많이 보이지만 마지막 엔딩의 감동을 위해 조금만 노력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 보았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Trackback : http://dreamtheater.tistory.com/trackback/419 관련글 쓰기

Top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 342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