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_[왕필의 노자주: 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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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필의 노자주 - 왕필 지음, 임채우 옮김/한길사 |
美者, 人心之所進樂也. 惡者, 人心之所惡疾也. 美惡猶喜怒也, 善不善猶是非也. 喜怒同根, 是非同門, 故不可得而偏擧也.아름다움이란 사람의 마음이 (자연히) 끌려 좋아하게 되는 것이요, 추함이란 사람의 마음이 미워하고 싫어하게 되는 것이다. 아름답게 여기는 것과 추하게 여기는 것은 기뻐하고 성내는 것과 같고, 착하고 찾하지 않은 것은 옳고 그름과 같다. 기뻐하고 성내는 것은 뿌리가 같고, 옳고 그름은 문을 같이하니 그러므로 한쪽만 들 수가 없다.
54쪽: 왕필 노자주 2장
이런 부분은 번역보다는 원문으로 살펴보는 것이 훨씬 낫다. ‘美’를 아름다움으로, ‘惡’를 추함으로, ‘善’을 착함으로 번역하는 것은 어째 어색하다. 무엇인가 시원하게 해석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여튼, 왕필은 여기서 美惡 혹은 善惡, 是非가 마음의 문제임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不可得而偏擧也’, ‘한쪽만 들 수가 없다’라고 말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가 반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 보다는, 현실에서는 서로가 마구 뒤섞여 나타난다는 사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옳다 그르다고 완전하게 선을 긋기는 힘들다. 일정한 도식으로 짜맞추어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왕필의 노자주를 다 읽지는 못했지만 매우 재미있다. 중국 사상사 가운데서 천재로 손꼽히는 인물답다. 약관의 나이에 쓴 글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한 문장이 인상적이다. 왕필에서 송대 유학자들의 사유의 단초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일듯 하다.

왕필 지음, 임채우 옮김/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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