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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2 01:06

혜초, 소설로 나왔지만,

소설로 쓴 “혜초” 참 좋은 책이 나왔다. 반가웠다. 신라의 고승 혜초의 인도여행 행적을 글 잘 쓰는 소설가가 달필로 엮어낸 픽션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두되 나머지 이야기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동원한 것이다. 작가의 말로는 1년 정도 혜초의 여행 루트를 답사했다 한다.

필자는 이 책의 출판정보를 접한 후 곧 광화문에 갔다. 참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하며 문학 코너에 가 누구에게 불어볼 것도 없이 두리번거렸다. 그 소설이 딱 눈에 들어왔다. 샀다. 책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읽어 내려갔다. 표현의 묘미가 풍부했다. 역시 소설 쓰는 사람은 문장을 간결하면서도 의미 있게 잘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논리가 꼬여있고, 앞뒤가 맞지 않는 표현도 자주 눈에 들어왔다. 내가 소설읽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소설. 역시 허구다. 아무리 작가가 유명하고, 출판사가 유명하다해도 허구는 허구다. 처음부터 소설은 허구라고 생각하니 소설 혜초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면이 있었다. 진실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고, 실제로 읽어보니 무슨 꾸밈말이 그렇게 많고, 군더더기가 그렇게 반복되는지. 역시 소설은 진실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고선지장군, 죽지 않는 불멸의 장수, 모래바람, 벌거숭이가 된 혜초, 여인과의 만남, 작가의 상상력은 풍부했다. 그 벌거숭이가 어찌어찌 했다는 이야기까지 온갖 유희를 늘어놓았다. 진실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영 와 닿지 않았다.

필자가 작가의 탁월한 소설 재능을 평가하거나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읽어보니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적더라는 것이다. 글은 소설이든 수필이든 ‘진실의 가슴’에 기초해야 하는데 그러한 면이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진실이 없이 쓴 글은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다. 소설이든 수필이든 삶의 진실을 그대로 그렇게 진솔하게 말해야만 그것이 진실이다. 삶의 모습에 언어의 유희를 부린다고 해서 그것이 진리는 아니다.

“왕오천축국전”이라는 인도 여행기를 쓴 혜초. 그는 생과 사를 넘나드는 온갖 고생을 했다 해도 김탁환의 소설처럼 그리 저속한 여행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로지 부처님 법을 구하러 오천축국(인도 5개국)에 들어가 돌아다니며, 본 대로 느낀 대로 함축적 여행기를 쓴 것은 아닐까? 사실 옛 사람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했다. 간단명료하게 묘사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그런 명쾌한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현대 역사소설 혜초도 단권으로 하고, 보다 진실하고 함축적인 표현으로 진짜 혜초의 마음에 다가가는 소설을 쓸 수는 없었을까? 1권과 2권까지 늘어지게 장황할 필요도 없이 진실한 혜초의 정신세계를 드러낼 수는 없었을까? 첫머리 몇 페이지를 읽으며 느껴본 필자 나름의 서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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