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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안쓰러웠던 개막식 새벽 녹화중계 

 
7일 새벽, 자정을 넘겨 KBS1은 패럴림픽 개막식을 방영했다. 라이브가 아닌 녹화중계였지만 그래도 지상파 중 유일한 중계방송이었다.

한달전 올림픽만큼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볼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개막 카운트다운을 각 민족, 인종을 대표하는 어린이들이 10초 단위로 담당하는 모습은 웅장한 맛은 없어도 인간적이었다. 얼굴에 숫자를 채워놓고 통통 튀는 이들(마치 텔레토비를 연상시켰다)의 환영식, 모처럼 보는 유덕화의 무대, 꽉 들어찬 스탠드 앞에서 각국 선수단이 보내는 미소의 메시지는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영상 자체만 놓고 보면 꽤 괜찮은 중계였다.

그런데도 보고 있자니 안쓰러웠다. 요약컨대 기침소리가 안쓰러웠던 중계였다고 할까.

이 중계에서 해설을 맡은 캐스터는 단 한명. 그는 한국 선수단이 등장하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선수들입니다!"라고 외치는 등 열의를 보였으나 역시 혼자서 이 중계를 책임지는 것은 버거웠다. 방송은 군데군데 편집된 부분이 보였지만 워낙 장시간 행사라 4시가 가까워질 무렵까지 이어졌다. 그 3시간동안 남자는 순간순간 괴로운 기침소리를 뱉었다. 기자가 들은것만 두어번. 이를 보며 다시한번 패럴림픽의 소외감을 느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두 명 이상 투입돼 생기발랄한 목소리로 감탄사를 쉴새없이 토해내던 지난달의 그것과 지쳐버리고 만 캐스터의 1인 중계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두 대회의 명암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시청률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주말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 아니나다를까 AGB닐슨 등이 꺼내보인 7일 지상파 시청률 톱 20 차트 어디에서도 이 중계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AGB닐슨의 7일 시청률 차트. 개막중계는 저 아래 어디쯤 위치했을까.  


 


기자는 이 중계를 TV수상기로 지켜보는 한편 인터넷 반응도 살펴봤다. 실시간으로 한 채팅방에 들어가  혹 개막식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다렸다. 타 방송사가 동시에 방영하던 한국영화를 보며 "재밌다"고 반응하는 이들이 있기에 혹시나 하고 피어오르는 기대감. 하지만 화제에 오른 건 그 영화 뿐. 유덕화의 개막 축하공연에 "오 유덕화가 노래를 부른다"고 넌지시 한마디를 올려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포털 검색어 순위엔 '패럴림픽 개막'이 6위로 올라와 있기에 타 게시판이나 블로그에선 중계방송에 대한 실시간 반응글이 불어나고 있지 않을까 포털 서핑을 병행했다. 아쉽게도 이렇다할 기류는 형성되지 않았다. 매스컴이 매정한건지 아님 시청자들이 무감한건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생각하기 앞서 "혹 지금 이 방송을 지켜보는건 선수들의 가족과 친구들 뿐인건 아닐까"란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개막식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이후 일정에서 관심이 급상승하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행히도 인터넷으로 경기를 생중계 서비스받을 수 있다지만(관련보도 http://www.newsboy.kr/news/articleView.html?idxno=4174) 역시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TV 방송. 이들이 외면하는 한 대중을 끌어안기엔 역부족이다. 지난해 올림픽 열기를 주도했던 저들의 존재가 아쉬운 순간이다.

오늘자 각 지상파 채널 편성표를 살펴본다. 완벽한 외면이다. 하다못해 심야에 짧은 일일종합 프로라도 편성할법 하건만 '일 없어' 광경이 연출된다. 어디에도 '패럴림픽'이란 단어가 없다.

축제는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지 못한다. 개막 중계 도입부분에서 캐스터는 "다시 한번... 아니, 어쩜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클라이막스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올림픽 폐막시 "벌써 끝이야?"하고 아쉬움을 토하던 이들이 다시 객석으로 돌아오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하는걸까.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www.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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